2022. 1. 17. 02:04ㆍ#UHFC/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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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 선수를 상상이나 했었던가.
아니 뭐 어디를 가도 입을 수 있는 색이긴 한데 애초에 박주영 선수를 울산에서 볼 일이 있을거라고는 생각조차 해보지도 않았다.
은퇴를 한다는 기사가 떠도 아, 그렇구나 할 나이이기도 한 선수이니 전 구단과 이별을 한다는 소식에 어디로 가실려고? 코치제의도 거절했다는데 어디 갈 곳 있나보다. 농담삼아 가로검빨로 가시나...했는데 그 행선지가 울산일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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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의 행선지가 울산으로 정해졌을때 팬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였다.
그리고 나는 반대의 의견이였고. 정확히 말하자면 박주영 선수 자체의 영입 반대라기 보다는 지금 박주영 영입이 나올 상황이냐고 프런트에 한번 던져보는 의견이였다. 더 급한걸 처리하라는.
사실 선수 아웃에 관해서는 섭섭함을 이야기해도 영입에 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다.
어차피 가는 선수 안 막고 오는 선수 안 막는 울산의 기조를 알고있었기에 그냥 왜 보내냐 정도의 의견이지 왜 데려오냐는 별로 먹히질 않으니 그냥 보고만 있는거지ㅋㅋ 그래도 올해는 감독님 덕분에 나가는 선수 한번쯤은 막아서는 것도 같고...
그러니까 현재 울산은 용병 톱이 급급한 상황이다.
기자들 사이에서 일면 "초특급 용병"이라는 말이 흘러나와서 기대감이 높았는데 갈수록 들리는 소리는 그 영입이 안되서 다음, 그리고 또 다음, 다음의 선수까지 계속 까인다는 말에 서포터들은 이제 기존 선수들의 포변까지 우스개소리로 나오는 상황이였다. 다들 강하게 말은 안해도 속으로 용병 톱 소식에 신경을 세우고 있는 중이였다.
그런데 박주영 선수의 소식이 들려왔다.
만약 초특급이든 아니든 용병 스트라이커가 결정되었고 이제 서드로 박주영이 영입되었다는 발표였다면 훨씬 환영을 받으셨을거고 나 또한 반대의견은 내지 않았을것이다. 그런데 용병 소식은 감감무소식인데 아무리 서드영입이라고 못박아서 나온(이런 의견을 생각이라도 한건지) 소식이라지만 이러다가 여름까지 2명으로 버텨야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일부에서는 오세훈의 튜터로 적합하다는 말을 했지만 사실 플레이스타일도 좀 달라 오히려 튜터로는 바다건너 전봇대놈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고, 지금 우리가 필요한건 오세훈과 함께 뛸 선수이지 오세훈의 튜터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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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결정이 된 것 같았고 뒤이어 나오는 이야기를 보니 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선수 개인사는 제쳐두고서라도 본인의 축구인생을 전 구단에서 보낸 시즌처럼 끝내고 싶어하지 않은 그 모습이 내 생각이 조금 짧았구나하고 반성ㅋ하게 하는 것이였다.
위에 말했다시피 이제 은퇴한다, 지도자의 길을 가겠다고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였음에도 서드의 자리, 연봉 등 모든 조건을 구단에 위임하면서까지 현역 선수로서의 길을 찾아오는 선수를 막아서는 것도 케이리그 팬으로서 할 짓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심지어 본인이 먼저 감독님께 먼저 연락을 취했다는걸 보니 정말 간절하시구나 싶기도했고...
이렇게 울산으로 오게 된 이상 우리 선수가 되었고 본인이 원하는 만큼 현역 선수로 서로 만족스러운 마무리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우리도 좋고 선수도 좋고 그러면 더할나위 없지.